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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거 참 좋은 방법이오! 그때에는 네놈이 나보고 스님 아버지라고 한 마디만 불러 준다면

나는 즉각에 네놈 앞에서 죽어 주마.”일견사 허비는 울화통이 터진다는 듯 징글맞은 음성

으로 호통을 쳤다.”이 시시한 화상 놈아! 주둥아리를 닥쳐 두지 못할까? 어쨌든 네놈은 조만

간 내 손아귀에서 없어지고 말 놈이라는 걸 똑똑히 알아두란 말이다. 그렇게 호락호락 뺑

소니를 치지는 못할걸!”주육화상이 태연히 대꾸했다.”천만에‥‥‥ 천만에‥‥‥ 나는 도망치지

않는다. 아들이 하나 생긴다는 것은 경사스런 일인데 도망을 치다니, 그게 될 법한 소리냐?”

어디까지나 허비를 조롱하고 약을 올리는 말이었다.일견사 허비는 그 이상으로 당하고는 견

딜 수 없다는 듯, 노발 대발 징글맞은 음성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.”뭣이 어쩌고 어째! 찢어

죽여도 시원치 않은 이 화상 놈아!”말소리가 그치는 순간, 허비의 단혼지는 화살처럼 뻗쳐

나와서 일직선으로 푹 찔러졌다.퍽! 소리와 함께 주육화상의 앞가슴 한복판을 찔러 버린

것이었다.매소천의 눈이 뒤집힐 것만 같이 당황했다. 간단히 주육화상을 허비의 손에 죽게

하고 만다는 것은 그로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슬픔이었다.그는 옥퉁소를 옆으로 휘둘러

주육화상의 위기를 막아볼 생각을 했었지만, 허비는 그럴 만한 틈을 주지 않았다.주육화상

은 몸을 홱 뒤집는 순간 그대로 땅바닥에 벌렁 나자빠져버렸다. 한참 동안이나 두 팔, 두

다리를 버둥거리며 몸부림을 쳤다. 꼼짝못하고 숨져 버리는 것만 같았다.일견사 허비의 단

혼지의 수법은 그것이 한 번만 적중하면 무시무시한 힘이 부상자의 오장 육부에 순식간에

스며들어서 도저히 다시 살아날 가망이 없는 악랄한 기술이었다.매소천은 미칠 것만 같았다

. 이제 와서는 주육화상의 치명상이 어느 정도인지, 그런 것을 헤아리고 있을 겨를도 없었다.

즉각에 옥퉁소를 번갯불처럼 휘둘렀다. 줄기줄기 뻗쳐 나는 무지개 같은 옥퉁소의 힘으로 허

비에게 연거푸 삼격(三擊)의 맹공을 가했다.그러나 허비는 의기 양양하다는 듯, 미친 사람처

럼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이죽이죽 말했다.”매가라는 놈아! 주육화상은 죽어 버렸다. 친구 하

나를 눈 깜짝할 사이에 잃고 보니 감상이 어떠냐?”말소리가 그치는 순간, 허비는 왼손과 오

른편 손가락을 조금도 멈추지 않고 무시무시한 힘을 뻗쳐서 매소천에게 습격해 들어왔다.

매소천은 옥퉁소가 뻗쳐 내는 무지개 같은 광채 속에 허비를 휘말아 넣어 버리기는 했지만,

그 광채 속에서도 여전히 기세가 추호도 죽지 않고 펄펄 뛰고 있는 강적 허비를 간단히 힘

들이고 처치해버릴 도리는 없었다.두 사람은 결사적으로 싸웠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