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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사고 아가씨는 눈을 크게 뜨고 깜박깜박했다.”그건, 또 누군가요?””바로 저 소원(邵園)을 지키\

고 있는 늦은이다.”유사고 아가씨의 새카만 눈동자가 극도의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빛났다.”그 늙

은이는 귀머거리에다가 앞도 잘 못 보는 병신이 아닌가요?”서기가 빙그레 의미 심장한 미소를

입가에 띠고 대답했다.”얘! 그 늙은이가 아무리 딴사람들을 잘 속여넘긴다 해도 너의 스승의 눈

을 속이지는 못하느니라.”유사고 아가씨는 점점 더 영문을 알 수 없어서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.

“아니! 그럼 그 늙은이도 무영객이 누구라는 것을 알고 있나요?”서기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.

“천만에. 그 늙은이는 추운검객의 왕년의 가지가지 허다한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을 뿐이다.”

유사고 아가씨는 흐릿하게나마 어떤 윤곽이 드러날 것도 같아서, 흥미 진진하다는 표정을 하고

또 꼬치꼬치 캐물었다.”그럼 추운검객의 과거의 비밀을 캐낸다면 무영객이 누구냐 하는 수수께

끼도 풀릴 수 있나요?”서기는 서슴지 않고 선선히 대답했다.”그렇다. 너는 잊어버렸느냐? 무영객

이란 자가 추운검객을 죽인 것은 바로 자기라고 스스로 인정했다는 사실을‥‥‥‥”유사고 아가씨는

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복잡해지는 인적 관계에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듯, 두 눈이 어리둥절해져

서 한동안 멍청히 스승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.아가씨가 또다시 뭣인가 서기에게 추궁해 보

려고 했을 때였다.갑자기 초가집 들창 밖에서 누군지 냉소를 터뜨리는 소리가 들려왔다.”흐흐흥!”

잇달아 징글맞은 음성으로 호통을 치는 소리도 들려 왔다.”이런 돼먹지도 않은 연놈들이 죽고 싶

어서 그따위 개수작을 하고있다는 거냐?”서기는 얼굴빛이 백지장처럼 창백하게 변했다.”푸!”입김을

되게 뿜어서 식탁 위에 놓여 있는 기름 등잔의 불을 재빨리 꺼 버렸다.그러나 바로 이 찰나였다.

한줄기 시커먼 사람의 그림자가 들창 밖으로부터 쏜살같이 불쑥 날아들어왔다. 또 그와 동시에 지

붕 꼭대기에서 누군지 앙칼진 음성으로 목청이 터져라고 호통을 치는 소리가 들려 왔다.”이 못된

도둑놈아! 감히 그따위 짓을? 이 아가씨께서 여기 계시다!”앙칼진 호통 소리를 따라서 하나는 회

색, 하나는 보랏빛, 두 줄기 광채가 번갯불처럼 번쩍하고 땅바닥으로 화살같이 내리꽂혔다.방안에서

는 뇌성 벽력과도 같고 광풍 노도와도 같이 요란스런 음향이 터졌다.”아앗!”처참한 비명 소리가 벼

락치는 소리 같이 들리는가 하면,”후후훙!”하고 천지를 진동할 듯, 빈정거리는 괴상한 웃음소리도

들렸다.다음 순간.쿵 ! 와르르!요란스런 소리와 함께 초가집 전면의 벽이 무너져 버렸다.지붕 꼭

대기에서 뛰어내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