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77. 결투장의 농담주육화상이 한바탕 수선스럽게 웃어 젖히더니 큰 소리로 악을

썼다.”안 된다, 그건 공평치 못한 방법이다! 엉큼한 수작이다!”그의 옆에 서 있던

화산파의 영도자 매소천과 무당파의 영도자 제일명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깜짝

놀랐다. 주육화상이 계속해서 악을 쓰는 소리가 또 들려 왔다.”위대하신 방주님!

과연 엉큼스런 수작을 잘하시는군! 그런 엉뚱한 계책을 써 가지고 골탕을 먹이

려구? 그건 배짱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수작이다!”주육화상이 하도 수선을 떠는

바람에, 정기봉 자신도 어리둥절했다. 얼떨결에 반문했다.”이 돼먹지도 않은 중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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녀석아, 말을 삼가라! 뭣이 엉뚱하다는 거냐? 소세옥은 칼을 쓰고‥‥‥ 제놈의 소

원대로 추운검을 쓰고, 나는 맨손으로 대결하겠다는 것이 뭐가 불공평하다는 거

냐? 뭣이 엉큼스런 배짱이란 말이냐? 함부로 주둥이를 놀리면 네놈부터 목이

달아날 줄 알아라!”매소천과 제일명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서 주육화상의 얼굴

을 쳐다보며 초조한 기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.’저런, 병신 같은 친구가 까닭

을 말해야 할 게 아냐? 까닭을‥‥‥‥’그런데도 주육화상은 여전히 껄껄대며 소리

만 지르고 있는 것이었다.”하하하‥‥‥ 이거 사람을 어떻게 보고 하는 수작이야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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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 불공평한 소리지! 지극히 불공평한 소리지! 엉뚱한 배짱이지!”이렇게 말을

하면서, 주육화상은 곁눈질을 해서 옆에 서 있는 매소천과 제일명을 한 번 흘

겨 보고 또 말을 계속했다.”위대하신 방주님! 천하 제일이라 자처하시는 방주님

! 당신만 약은 줄 아시오? 다른 사람은 모두 바보 천치구? 일개 나이 어린 옛날

친구의 아들, 후배로 따져도 이만저만한 후배가 아닌 청년과 대결하는 데에 있

어서, 상대방인 소세옥 청년에게는 칼을 쓰라고 하고 그대만은 맨손으로 해보겠

다구? 이 말은 얼른 듣기에는 위대하신 방주님이 관대한 아량을 베푼다는 소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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같지만, 사사실인즉 그 속셈을 따져 본다면 엉뚱하고 엉큼스런 불공평한 말씀이

거든! 그대는 워낙 사람을 잘 속이는 놀라운 재간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니까‥‥‥‥”

정기봉은 목청이 터질 듯이 호통을 쳤다.”이놈! 돼먹지도 않은 중 녀석이‥‥‥‥”

정기봉의 두 눈에서는 날카로운 광채가 번갯불처럼 번쩍번쩍했다. 살기 등등한

얼굴로 주육화상을 노려봤다”이놈! 화상 녀석아! 덮어놓고 지껄여 대지만 말

고, 뭣이 불공평하다는 것인지 그 까닭을 말해라!”주육화상은 어처구니없다는

듯이 냉소했다.”헤헤헤! 헤헤! 이거 누구를 삼척 동자인 줄 아나? 까닭을? 말하

지! 까닭을 말할 테니 깜짝 놀라지는 말란 말야! 첫째로는 그대 위대하다는 방

주님이 현재 칼을 쓰는 실력이나 재간보다는 손만 쓰는 재간이 훨씬 자신이 있다

는 점, 현천비학(玄天秘學)이란 본래가 내공(內功)의 힘으로 장력(掌力)에만 주력

하는 무학(武學)이니까‥‥‥‥ 기독(奇毒)을 지닌 천하에도 잔인한 천심장(穿心掌)

의 수법을 써서 뼛속에까지 독기를 침투시켜 보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