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휘날렸고, 허리에는 칼을 찼으며, 패기만만한 안하 무인격인 여자였다.”이봐!”말 위의 여자는 아

주 거만스럽게 우선 한 마디를 툭 던져서 매약화 아가씨를 불렀다.”뭣하는 여자지? 누구지?”그

건방진 말투를 듣자 매약화 아가씨는 발끈 화가 치밀었다. 매섭고 싸늘한 눈초리로 말 위의 여

자를 노려봤다. 매약화 아가씨의 말투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.”내가 뭣하는 여자이건, 누구이건,

그건 왜 묻지?”말 위의 여자는 코웃음을 쳤다.”흥! 이봐! 성이 매씨(梅氏)지? 그렇지?”매약화 아

가씨도 똑같이 코웃음을 쳤다.”그거 참 잘 알아맞혔어! 내 성은 매가야, 어떻게 나를 안다지?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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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 위의 여자는 의미 심장하다는 듯, 소리 없는 미소를 입가에 띠고 또 말했다.”이봐! 천하에 쟁

쟁한 명성을 떨치고 계신 경혼검 매약화 아가씨를 누가 모를까? 듣자니 아가씨는 소(邵)가라는

청년과 해괴 망측한 일이 있었다면서?”매약화 아가씨에게는 청천 벽력 같은 말이었다. 어떻게

여자의 몸으로 이런 말을 거침없이 물을 수 있단 말인가?아가씨의 얼굴은 불덩어리처럼 시뻘

겋게 타올랐다.물론 그것은 열 때문이 아니라 부끄러움 때문이었으며, 그 부끄러움은 분함을

못 참는 부끄러움이기도 했다.발칵 소리를 질렀다.”그런 일을 날 보고 물어 봐서 어쩌겠다는

거지? 도대체 그대는 누구야?””나 말야? 봉명장의 백봉(白鳳), 주영이야! 왜 그래?”‘백봉 주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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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라구?’매약화 아가씨는 내심 깜짝 놀랐다. 백봉 주영이라는 쟁쟁한 명성을 아가씨는 일찍

이 들은 적이 있었다. 장백산(長白山) 백혼령(白魂嶺)을 근거지로 하고 있는 주염파(朱閻姿)

라는 유명한 할머니의 딸로서, 왕년에는 산해관(山海關) 외곽지대를 주름잡고 횡행하던 여성

이었다. 세상 사람들이 부르기를 소혼여괴(消魂女怪)라고 하는데, 무슨 까닭인지 봉명장 장

주 정기봉의 시첩(侍妾)으로 들어가 있었다.매약화 아가씨는 조금도 굴하지 않고 냉소를 터

뜨리며 대꾸했다.”장백산의 소혼여괴라는 여자가 바로 그대였군 그래?”소혼여괴 주영은 의

기 앙양하게 깔깔대고 웃었다.”오호호! 호호호‥‥‥ 그런 별명을 쓰지 않은지 오래 됐어! 그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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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시한 내 별명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니, 가소로운 일이군!”매약화 아가씨는 여전히 매정

스런 말투로 응수했다.”사람들에게서 들었을 뿐이야!”백봉 주영은 매약화 아가씨가 자기의

쟁쟁한 존재를 인식하면 깜짝 놀라 자빠질 줄 알았으나, 이렇게 대수롭지 않은 존재같이 간

단히 받아넘기는지라, 내심 약이 올라서 은행같이 생긴 두 눈을 딱 부릅뜨고 모질게 소리

쳤다.”그 소가라는 청년은 죽었다는 건가?”매약화 아가씨는 역시 간단히 대답해 넘겼다.

“그런 걸 내가 어떻게 알아?””모른다구? 같은 곳에 있었으면서 모른다구?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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