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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 억세게 뻗쳐 나서 아가씨의 몸을 다치지나 않을까 몹시 겁을 냈다. 어물쩍어물쩍 적당

히 방비하는 척하다가 아가씨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손을 멈추고 물러

서기를 기대했던 것이다. 그래서 손끝으로 힘을 발휘하면서도, 차츰차츰 압력의 도를 높여

나가면서 두 눈으로는 아가씨의 그 형언키도 어렵게 아리따운 얼굴을 노려보고 있었다. 그

목적은 두말할 것도 없이, 아가씨의 안색이 다소라도 변하는 기색이 보이면 즉각에 자기는

손을 떼자는 데에 있었다. 소세옥은 부채 끝을 꼭 끼고 있는 두 손가락의 힘을 늦추었다 더

했다 하면서 아가씨의 힘을 시험해 봤다. 그러나 아가씨의 부채 손잡이를 움켜잡고 있는 진

력(眞力)은 차츰차츰 완강해지기만 했다. 두 줄기의 무형적인 강렬한 힘이 부채 한복판에서

맞닥뜨려서, 서로 잡아당기며 어떤 쪽도 만만하게 끌려 오지 않는 것이었다. 소세옥은 내심

놀랍다기보다는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. 불과 십칠, 팔 세의 어린 아가씨의 몸으로 내공(

內功)의 힘이 이다지도 강하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. 소세

옥은 두 손으로 부채 끝을 꽉 편 채 홱 뿌려서 아가씨가 손을 떼도록 해보려고 했다. 그러나

어찌 상상이나 했으랴. 부채 한편 끝을 쥐고 있는 아가씨의 손에서는 여태까지와는 달리 더

욱 거센 힘이 뻗쳐 나서 부채는 요지 부동, 도저히 양편의 강약을 분간하기 어려웠다. 소세

옥의 기특하다는 생각은 놀라움으로 변하지 않을 수 없었다. ‘이러다가는 이 앙큼스러운 아

가씨에게 망신을 당하고야 말겠는걸!’ 퍼뜩 이런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자, 소세옥은 갑자기 욱

, 하고 더 억센 힘을 두 손끝으로 집중시켰다. 그의 이마 위에는 은연중 땀방울이 맺히기 시

했다. 한편, 빙여 아가씨도 얼굴에 변화가 생겼다. 두 볼이 새빨개졌다. 그것은 마치 활짝

핀 한 떨기의 도화(桃花)같이 탐스럽고 아름다운 품이 보는 사람을 도취케 하고야 말 것

았다. 가장 이상한 점은, 아가씨가 생글생글 웃고 있는데도, 그 웃음 속에서는 일종의 침범

하기 어려운 장엄하고, 신성하고, 다정스러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. 소세옥은 별

안간 가슴이 뜨끔했다.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했다. ‘아차! 이게 바로 무예계에서 실전(失傳

)된 지 오랬다는, 불문(佛門)의 비전(秘傳)의 수법 – 대승심법(大乘心法) 중의 점화미소(粘

微笑)라고 하는 무서운 수법이구나!’ 그는 일찍이 스승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. 이 대승심법

이란 것은 불문의 최고 절학으로서, 세 가지의 웃는 방법(三笑式)으로써 상대방을 굴복시키

고 마는 놀라운 수법이라고 했다. 한 번 쌍끗 웃을 때에는 상대방과 힘을 겨루어 보는 것이었

다. 상대방이 얼마만한 힘을 발휘하나 그것을 확인하고, 그 정도와 꼭같은 힘을 이편

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69elat2tP9Y